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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청사 시절 달래나 볼 것을......
  • 등록일 2022-12-09
  • 글쓴이 윤애단(용범)
  • 조회 /추천 920/8

 

새내기로 남산 청사에 출근할 때 첫 눈에 반한 여직원이 있었어요.

백합꽃 이미지를 흠모한 미인이었지요.

과장님은 제 마음을 모르시고요.

엉뚱한 상대를 거론하며 혼담을 건넸어요.

 

윤선생! 어머니가 대학생 때 집도 사 주셨고직장도 있겠다,

이제 짝만 찾으면 되겠네?

똑소리 나는 미스 C가 어때?

후덕하고 살림 잘하지 싶은데, 내가 중신을 서줄까나?”

 

그냥 웃기만 했어요.

내심으로 아니지 싶었고요.

아닌데 , 내가 사모하는 님은 따로 있는데 엉뚱한 후보들만 거론하시네 그랴'

옆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던 선배께서 충고해 주시더라고요  

죄송해요.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가감없이 다소 상스런 말을 그냥 그대로 옮길게요.


아서라윤선생!

우리 직장 기집년들은 말도 꺼내지 마시유,

높은 양반님네들 모신답시고 쥐뿔도 아닌 것들이 눈깔만 높아가지고유,

우리 같은 비고시 쫄떼기들은 

사람 취급도 안해유

 

행정학에서 고득점하고도 경제학 과락으로 대과를 연패한 저는요.

7급 주사보로 출발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었어요.

선배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는 저를 더욱 위축시켰고요.

그냥  "우리 같은 쫄떼기들은 사람 취급도 안한다.”니요.

 

하니 그냥 벙어리 삼룡이 별당 아씨 사모하듯 말도 못하고요.

죽어라고 짝사랑만 할 수밖에요.

괜히 생각만 해도 얼굴이 붉어졌고요.

어쩌다 마주치면 가슴만 두근거렸어요.


그러다가 분필가루 먹는 제 아내에게 장가든 날 밤에요.

마음을 달래듯 저 달보고'고 까짖 것했더래요.

해도 무엇인지 모를 막연한 아쉬움이 한동안 제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었고요.

 

사람 취급도 못 받는다는 저도요.

사무관승진시험에서 행정학 만점받아 임관하고는 명함도 만들고요.

세월따라 제법 사람꼴을 갖추게 되었으니 다행이에요.

 

나중에 누가 그래요.

바보처럼 콤플렉스로 말도 못했구만 그랴좋아 한다고 말이나 해 보지, 왜 안했어?

사랑한다고 달래 나 보지

 

누구라도 다소간의 콤플렉스가 있어요.

완벽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남 모르는 콤플렉스가 있을 수도 있고요.

콤플렉스 자체가 문제가 아니고 콤플렉스에 대응하는 자세가 문제겠지요.

콤플렉스를 적극적 사고방식과 진취적 행동으로 극복할 것인지요,

아니면 콤플렉스로 고민하면서 소극적 사고를 할 것인지는요.

각자 선택의 문제이지 싶어요.

    

사람사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더라고요.

고르고 또 고르고 재고 또 재보아도요.

인연따라 만나고 팔자대로 아옹다옹 지지고 볶고요.

뭐 그럭저럭 살다 가는 것이지 싶어요.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지요.

저는 용기가 없어 고백 한마디 못해 본 것이 아쉬움으로 남기는 해요.

협회 모임에서라도 훗날 만나면 이제라도 고백할까 생각 중이에요.


윤기흐르던 제 머리털 더 백발되기 전에요.

다리 힘 빠져 서지도 세우지도 못하게 되기전에요. 

눈도 흐려지고 귀도 멍멍해지기 전에요.

아무튼 숫가락 들고 문지방 넘을 힘이 남아 있는 지금에요. 



그나저나 소문들 내지 마세요.

제 마누라가 이 글을 볼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본다면요.

한 마디 할지 모르겠어요.

 

뭐시라고첫 눈에 반한 여직원이 있었다고?

이제라도 고백해 봐얼씨구 좋다고  넘겨 줄테니,

나도 골동품 하나 치우고. 늦게나마 인생 역전하고 싶어, 당신 고려장 치룰까 말까 생각 중이거든” ////

   

  - 글 윤애단(용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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